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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도시는 왜 밤에도 식지 않을까?

1. 열섬현상이 만든 도시의 밤, 왜 기온이 떨어지지 않을까?
도시는 왜 밤에도 식지 않을까?
이 질문은 여름이면 도심에서 사는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린다.
낮보다 더 답답하고 무더운 도시의 밤.
에어컨을 켜도 시원함은 잠시뿐이고, 바깥 공기는 한밤중에도 뜨겁기만 하다.

그 이유는 바로 열섬현상(Urban Heat Island) 때문이다.
도시는 주변 농촌이나 교외 지역보다 낮과 밤 모두 평균 기온이 높다.
특히 밤에는 그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왜일까?
그건 도시가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도 천천히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도로, 콘크리트 건물, 유리창으로 뒤덮인 도시는
햇볕 아래서 열을 빨아들이고, 해가 진 후에도 쉽게 식지 않는다.
이런 자재들은 열 저장 능력이 높고, 방출 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밤새 도시 전체가 ‘열을 품은 덩어리’처럼 작동한다.

2.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도시는 왜 열을 머금을까?
도시가 밤에도 식지 않는 이유는 도시를 구성하는 ‘자재’ 자체의 문제다.
시골이나 자연 지역은 흙, 풀, 나무 같은 자연 소재로 이루어져
햇볕을 반사하거나 열을 빠르게 식히는 데 비해,
도시는 대부분 열을 흡수하기 좋은 재료들로 가득하다.
아스팔트 도로는 낮 최고 60도까지 달궈지고
콘크리트 건물은 낮 동안 열을 저장한 뒤,
밤새도록 그 열을 천천히 방출한다.

특히 건물과 도로 간격이 좁고, 고층으로 둘러싸인 도시 구조에서는
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골목과 아파트 사이에 갇힌다.
그래서 도심은 밤새 스스로 데워지고, 새벽에도 기온이 식지 않는 것이다.

이런 열의 축적은 폭염·열대야의 주된 원인이 되며,
도시민의 수면, 건강, 냉방비 부담까지 연결된다.
열섬현상이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생활 비용과 건강 불균형의 근원이 되는 이유다.

3. 바람이 막힌 도시, 식을 수 없는 이유
도시는 왜 밤에도 식지 않을까?
그 답 중 하나는 바로 ‘바람’이다.
바람은 도시를 식히는 자연 냉방장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도시는 바람길이 사라진 구조로 되어 있다.

고층 아파트, 복잡한 건물, 좁은 골목이 뒤엉킨 도시에서는
바람이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공기가 정체되며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가 된다.
도심 한복판에서는 낮 동안 도로와 건물에서 축적된 열이
바람 없이 체류하면서 밤새 고온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열대야를 유발하며,
밤새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날이 많아진다.
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고혈압,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 건강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된다.

4. 도시는 어떻게 밤에도 식을 수 있을까?
도시는 왜 밤에도 식지 않을까?
그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도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과제다.
해결책은 분명 존재한다.


[해결책]
반사율 높은 건축 자재 사용
: 열을 덜 흡수하고 더 빠르게 식는 쿨루프(Cool Roof),
밝은색 도로 포장재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도시 바람길 확보
: 건물 높이와 간격을 조정해 공기의 흐름을 유도해야 하며,
도심에 공원과 열린 공간을 배치해야 한다.

녹지 확대
: 식물은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나무 한 그루는 단열 이상으로 체감 기온을 3~5도 낮추는 힘을 가진다.

기후복지 정책 강화
: 냉방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에너지 지원, 쿨링센터 운영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가 밤에도 식지 않는 이유는 피할 수 없는 자연 법칙이 아니다.
우리의 선택과 설계, 정책의 결과다.
더위를 견디는 사람이 더 이상 ‘운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도시 전체가 식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도시는 왜 밤에도 식지 않을까?
도시는 왜 밤에도 식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