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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그들은 어디서 쉰단 말인가

1.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여름의 그림자가 되다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폭염은 이제 단순한 더위를 넘어 재난의 수준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도심 속에서 무더운 거리를 떠도는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쉴 공간조차 없이 노상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취약계층이다.
노점 상인, 택배기사, 환경미화원, 홈리스(노숙인) 등 거리에서 삶의 터전을 유지하거나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폭염은 삶을 갉아먹는 현실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그늘막, 쿨링존, 냉방 쉼터는 턱없이 부족하다.
도시 곳곳에 대형 건물은 많지만, 그 내부로 들어갈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그들은 정말 어디에서 쉴 수 있다는 말인가?

2. 쉴 곳 없는 거리, 공공 냉방정책의 사각지대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여름 무더위 쉼터, 쿨링센터, 그늘막 설치 등을 확대한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실제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을 위한 정책은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첫째, 대부분의 무더위 쉼터는 노인복지관, 경로당, 주민센터 등에 국한되어 있고,
운영 시간도 주간 한정, 위치도 거주지 기준으로 제한된다.
즉, 거리에서 이동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

둘째, 민간 공간은 접근이 제한된다.
쇼핑몰, 카페, 관공서 등은 쾌적한 냉방이 이뤄지지만, 비구매자, 비회원, 외부인에게는
눈치가 보이거나 사실상 진입이 차단된다.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그들은 쉼을 선택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거리노동자나 노숙인을 위한 쿨링존 설치는 수치로만 존재한다.
실제 그 자리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냉수가 비치되며, 잠시 앉아 쉴 공간이 있는 곳은 드물다.
그들의 폭염은 단지 ‘덥다’는 수준을 넘어 정책적 배제의 결과다.

3. 누군가는 실내에서 쉬고, 누군가는 탈진한다
같은 도시, 같은 날씨, 같은 온도.
하지만 사람마다 폭염을 대하는 조건은 전혀 다르다.
냉방이 완비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과,
도로 위에서 아스팔트 열기에 노출된 택배기사는 전혀 다른 여름을 살고 있다.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은 더위 속에서 자신의 노동을 감당하면서도,
쉴 곳이 없다는 사실로 인해 탈진하고 병든다.
심한 경우, 열사병과 탈수로 병원에 실려 가거나 목숨을 잃는 일도 발생한다.

특히 폭염 피해 통계를 살펴보면,
실외 노동자나 거리 생활자의 폭염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최대 2.5배 이상 높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실제로 보고된 것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이 높다.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중 상당수는 통계의 바깥에 존재하며, 

시스템 바깥에서 고통을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단순한 재난 대응의 실패가 아니라,
기후위기가 불평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사회적 증거이다.

4. 도시가 그들에게 쉼을 허락해야 할 때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는, 폭염을 ‘자연 현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그들은 어디서 쉰단 말인가라는 질문은
단지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닌, 도시 시스템과 권리 구조의 문제로 확장돼야 한다.

우리는 도시 계획의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그늘,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냉방 공간,
거리에서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공 쉼터를
단순 시설이 아닌 인프라로 구축해야 한다.

또한, 쿨링센터는 노인뿐 아니라 실외 노동자, 거리 생활자, 배달 종사자 등
실제로 폭염의 타격을 받는 계층이 실질적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위치와 시간, 접근성을 재설계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계속될 것이고, 더 심해질 것이다.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도시 곳곳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쉴 수 없는 도시는 모두에게 안전하지 않은 도시가 될 것이다.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그들은 어디서 쉰단 말인가
폭염 속 거리의 사람들, 그들은 어디서 쉰단 말인가